붉은 충절이 깃든 곳, 함양 황암사와 황석산성 전투의 기록
안녕하세요!
오늘은 농월정 인근을 지나다 우연히 발걸음이 멈춘 곳, 함양 황암사(黃巖祠)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처음엔 이름 끝에 '사'자가 붙어 있어 고즈넉한 사찰인 줄 알았는데, 한자를 자세히 보니 사당을 뜻하는 곳이더군요. 굽이치는 계곡을 내려다보는 높은 언덕 위, 그곳엔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뜨거운 역사가 잠들어 있었습니다.

함양 황암사 배치도
1. 황암사(黃巖祠), 사찰이 아닌 '사당'인 이유
많은 분이 저처럼 '황암사'라는 이름을 보고 절을 떠올리실 텐데요.
한자를 보면 '사'자가 사당 사자입니다.
그래서 한글로 해석해 보면 '누런 바위 사당'이라는 뜻이되죠.
이곳은 조선시대에 임금으로부터 직접 이름을 지은 현판(편액)을 하사받아 국가의 공인을 받은 사당입니다.

함양 황암사 홍살문문
1714년(숙종 40년), 정유재란 당시 황석산성 전투에서 장렬히 순국한 선열들의 위패를 모시기 위해 세워졌습니다.
일제강점기 때 강제 철거되는 시련을 겪었지만, 다행히 2001년 복원되어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외삼문
2. 3,500여 명의 숭고한 희생, 황석산성 전투
1597년 정유재란 당시, 이곳에선 눈물겨운 사투가 벌어졌습니다.

함양 황암사 사당
안음현감 곽준과 함양군수 조종도를 필두로 군민 7천여 명이 일본군 우군 7만여 명(기록에 따라 상이)에 맞서 싸웠습니다.
비록 성은 함락되었으나, 일본군에 막대한 타격을 주어 그들의 한양 진격을 늦추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황석산성 순국사적비
이곳 기념비를 읽으니 가족들과 함께 끝까지 성을 지키다 순국한 분들의 이야기가 가슴을 아프게 하네요.

황암사중건기념비
3. 직접 마주한 역사의 현장, 거대한 무덤과 계곡
황암사 지대가 꽤 높아 올라가 보니 굽이굽이 흐르는 계곡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경치는 아름답지만, 그 아래 자리한 큰 무덤 하나가 가슴을 먹먹하게 합니다.


황석산성순국선열충혼비
당시 이름 없이 죽어갔던 수많은 민초의 넋이 잠든 곳.

함양 황암사 전경
세월은 흘러 평화로운 풍경만 남았지만, 우리가 누리는 오늘이 그분들의 희생 위에 세워졌음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의총
아이들과 함께라면 단순히 경치 좋은 곳을 가는 것보다, 이런 역사적 현장을 직접 보고 느끼는 교육의 장으로 황암사를 추천합니다.

황석산 등산로 안내
다음번엔 체력을 조금 더 길러 황암사 뒤편, 그 치열했던 현장인 황석산성까지 직접 올라가 보려 합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처럼, 이번 주말엔 함양 황암사에서 그날의 외침을 기억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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