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남원 여행] 동편제의 심장, 가왕 송흥록 & 국창 박초월 생가를 걷다

조이팜 2025. 12. 18. 22:13

남원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광한루와 춘향이도 좋지만, 우리 민족의 한과 흥이 서린 '소리'의 고장임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오늘은 운봉 비전마을에 위치한 '동편제마을'을 찾아 우리 소리의 뿌리를 만나고 왔습니다.

가왕 송흥록 선생과 국창 박초월 선생의 숨결이 살아있는 그곳으로 함께 가보시죠.

 

 

 

1. 동편제마을의 시작, '소리솔숲'의 정취

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우리를 반기는 곳은 '소리솔숲'입니다. 본래 울창했던 소나무 숲이 환경 변화로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테마가 있는 숲 가꾸기 사업'을 통해 지금의 아름다운 마을 숲으로 재탄생했다고 해요.

소나무 숲 사이로 흐르는 바람 소리가 마치 판소리의 한 대목처럼 들립니다.

동편제 특유의 웅건하고 청담한 매력을 시각적으로 구현해 놓은 듯한 느낌을 줍니다.

 

2. 가왕(歌王) 송흥록: 판소리의 중시조를 만나다

동편제마을은 판소리의 '명창 중의 명창'이라 불리는 가왕 송흥록(1801~1863) 선생의 생가가 복원된 곳입니다.

송흥록 선생님은 계면조와 진양조를 완성하고, 판소리의 모든 가사를 집대성하여 판소리의 격을 높인 인물입니다.

선생으로부터 시작된 소리는 동생 광록, 아들 우룡, 손자 만갑까지 이어지며 한국 소리의 거대한 줄기를 형성하게 되는데요. 송문일가라고 불립니다.

3. 국창(國唱) 박초월: 동편제의 꽃을 피우다

이곳은 송흥록 선생뿐만 아니라 국창 박초월(1916~1983) 선생이 살았던 곳이기도 합니다.

 

박초월 선생님은 12세에 소리에 입문하여 1967년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수궁가 보유자로 지정되셨죠.

한국국악예술학교를 설립하여 후학 양성에도 힘쓰신 분으로, 이곳 생가는 2000년에 그 시대 초가 형태로 정성스럽게 복원되었습니다.

4. 공간에 담긴 소리의 철학

생가 곳곳에는 판소리의 원리가 시각화되어 있습니다.

생가 주변의 직선적인 길은 동편제의 우직한 미학을 포현했고요.

둥근 조형물은 진양조의 24박을 상징합니다.

사각 기둥은 메나리조의 구성음을 상징하고요.

석연지(石蓮池)에 담긴 물은 계면조의 슬픈 가락(비곡)을 듣고 청중들이 흘린 눈물을 상징한다고 해요.

단순히 집을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소리의 구성 요소를 시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어 아이들과 함께 오기에도 정말 좋은 교육 장소입니다.

서편제는 영화로 많이 보셨을 것 같아요.

동편제는 모르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정리해 봤습니다.

동편제는 가왕 송흥록이 정립한 웅장하고 호방한 창법을 바탕으로 판소리를 정교한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유파이자, 오늘날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서 '가장 한국적인 소리'의 뿌리를 형성한 문화적 상징입니다.

투박하면서도 힘 있는 동편제의 소리처럼, 남원 동편제마을은 묵직한 감동을 줍니다.

가왕과 국창의 예술 혼이 서린 이곳에서 잠시 일상의 소음을 끄고, 우리 소리의 깊은 울림에 귀 기울여 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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